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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함께 하는 ‘이달의 책’의 5월 키워드는 ‘인류는 어디로 가야하는가’입니다. 기후변화와 불평등 등 전세계적인 문제들이 인류 앞에 놓여있고, 과학기술의 발전은 삶의 대변혁을 예고합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할까요. 고전에서도 그 답을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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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김영사
224쪽, 1만3000원

거침없다. 음식과 불평등, 당뇨와 온난화 등 다루는 소재는 그야말로 널뛴다. 근데 별 연관성 없어 보이는 꺼리들이 얼추 다 엮여진다. 생리학·생물지리학·역사학 등을 탐구한 저자의 폭넓은 지적 능력 덕일까.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인류역사의 탄생과 진화를 분석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총, 균, 쇠』, 문명의 위기와 종말을 다룬 『문명의 붕괴』 등을 쓴 세계적 석학이다. 책의 표지엔 “인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지 50년뿐”이라며 으름장을 놓고는 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써 놓았다. ‘얼마나 골머리 아플까’라고 짐작하겠지만 의외로 명쾌하고 심플하다. 두 시간이면 너끈하다. 로마 루이스대학에서 한 일곱 차례 강연을 정리한 책이다.

뜬구름 잡는 얘기 없이 어떻게 부자가 됐고, 왜 오래 살 수 있는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아 언뜻 보면 속물적이라 느낄 정도다. 핵심 질문은 어떤 국가는 왜 잘 살고, 어떤 국가는 왜 못 사는가다. 두 가지 측면에서 답을 내놓는다. 우선 지리적으로 온대 지역 국가들이 열대 지역 국가들에 비해 평균 두배 정도 풍요롭다고 진단한다. 생산성과 공중 보건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란다.

제도적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의욕을 자극할 수 있는 제도를 갖고 있어야 부유할 수 있는데, 그걸 가능케 하는 근본적 원인으로 농업을 꼽는다. 즉 농업을 하게 되면서 잉여식량을 확보했고, 떠돌아 다니지 않고 한 곳에 오래 머물게 됐다. 정주사회를 구축하자 제도가 만들어지고 국가의 틀도 형성됐다는 논리다.
htm_2016043001053106905_99_2016050113390재레드 다이아몬드는 현재 시급한 문제로 국가간 불평등, 자원 부족, 기후변화 등을 꼽았다. [중앙포토]

구체적 증거로 1960년대의 한국·가나·필리핀이 예시된다. 대부분 경제학자는 천연자원이 많은 가나와 필리핀이 빈곤의 수렁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견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이었다. 농업과 문자, 금속도구와 중앙정부가 발달했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분석도 흥미롭다. 유럽이 산맥 등으로 분할된 데 비해 중국은 광활한 땅임에도 높은 산이 없는, 지리적으로 통일된 구조인 터라 중세까지 세계를 선도했다. 하지만 황제 1인 체제의 경직성이 대항해시대에 대응하지 못한 요인으로 작용해 뒤처졌다. 현재 미국이 맞이한 위기인 적대적 의회, 신분 이동의 실종, 공공투자의 부족 등에선 한국사회를 연상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저자는 온난화 등 기후변화, 부의 불평등, 환경자원의 고갈을 지구촌 위기로 명시한다. 특히 각종 테러에서 볼 수 있듯 국가간 불평등은 전 세계적 안전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인류에 닥친 심각한 문제를 신선한 시각으로 접근해 나름의 대안까지 내놓으면서 쉽게 풀어내다니, 왜 석학이라고 하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척박한 땅, 열악한 보건 … 열대지역 국가 가난의 주범

네덜란드는 광물이 없고, 겨울은 지겹도록 길며, 땅은 해수면보다 낮다. 반면 아프리카의 잠비아는 석유·천연가스를 수입할 필요가 없고, 1년에 여러 번 수확할 수 있는 데다 국가적 분쟁도 없다. 그런데 평균소득은 네덜란드가 100배나 높다. 도대체 왜?

유럽인의 우월함과 아프리카인의 열등함으로 결론내릴지 모른다. 저자는 지리적 특성에 천착한다. 열대이기에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열대지역은 농업생산성이 낮다. 토양의 비옥도가 낮은 박토(薄土)인 데다, 낙엽·나뭇가지 등 영양분을 방출하는 유기물이 잦은 비로 쉽게 떠내려가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건 열악한 공중 보건이다. 추운 겨울이 없기에 땅벌레·곤충 등이 많아 말라리아 등 열대 질병이 창궐한다. 인도네시아 사람은 평균 여섯 가지의 기생충을 몸에 지니고 있다. 사망률이 높아 기대수명은 낮아지고, 결국 경제활동인구도 적어진다. 그나마 말레이시아·싱가포르가 부유한 건 공중보건 해결에 적극 투자한 덕이다.

풍부한 천연자원 역시 저주로 돌아온다. 부패가 만연하고, 내란과 분리독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생존법은 ‘인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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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클라우스 슈밥 지음
송경진 옮김, 새로운현재
288쪽, 1만5000원

우리가 인공지능의 비약적인 성장을 처음 체감한 건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였다. 대결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이세돌 9단의 전승을 예측하는 이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알파고의 4승 1패. 애초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현재 인간은 전례 없이 속도가 빠른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빅 데이터와 클라우딩, 3D 프린팅과 퀀텀 컴퓨팅(양자 역학 기반 컴퓨터) 등 거의 모든 지식정보 분야에서 초고속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 소비 행태, 일하는 방식 등 사람들의 생활 방식 전반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과거 인간이 경험했던 어느 혁명보다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급속도로 변화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매년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저자는 극적인 변화의 막은 이미 열렸다고 강조한다. 또 앞서 일어난 1~3차 산업혁명과는 달리, 미리 알아채기도 전에 제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가 세상 곳곳을 순식간에 덮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책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개요와 파생되는 변화에 대해 설명한다. 또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간이 마주하게 될 기회와 도전 과제를 보여주고,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법도 제시한다. 저자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황 맥락 지능’, ‘정서 지능’, ‘영감 지능’, ‘신체 지능’ 등 인간의 본질적인 능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전문가도 예측이 어려울 시대일수록 인류 사회가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 죄와 벌을 아는 인간 … 그게 AI와 다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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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인간인가
오종우 지음, 어크로스
256쪽, 1만4000원

고전(古典)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혔다는 게 공통점이라는데, 의심스럽다. 다들 아는 듯 말하지만 베낀 듯 비슷한 줄거리 요약과 요점 정리이기 십상이다. 축약본 활용과 겉핥기 독서에서 온 상투적 이해가 고전을 오독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오종우 성균관대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는 고전을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힌” 책, “자꾸 생각해보라고” 우리를 부추기는 동력이라고 색다르게 정의한다.

오 교수는 지난 10여 년 러시아 작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81)의 작품을 강의했다. “우리 시대에 이만큼 긴요한 작가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엇이 인간인가-존엄한 삶의 가능성을 묻다』는 그중 『죄와 벌』을 파고든 독서 수업(修業)이다. “인간의 마음이 혼탁해지고 안락이야말로 인생의 핵심이라고 떠들어대는 현대의 사건”을 다룬 내용이 우리 시대에 빛을 던지고 있어서다. 도스토옙스키가 1866년 45세에 쓴 장편소설이니 작품 탄생 150년 주년이기도 하다.

『죄와 벌』을 읽고자 하는 독자에게 오 교수는 ‘독서 근력’을 요구한다.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게 찬찬히, 악보를 읽듯 하라고 권한다. 7장으로 나눈 소제목은 오 교수가 『죄와 벌』을 함께 읽어가는 독자들에게 건넨 이정표다.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인격의 조건’ ‘존엄성이 사라진 시대-정의의 역설’ ‘자기를 사랑하라는 거짓 명제-혐오와 존중’ ‘명분은 아무것도 구하지 못한다-시대의 논리’ ‘나는 어느 부류에 속하는가-인간의 부류’ ‘차이를 만드는 삶의 태도-삶의 조건’ ‘삶이라는 예술작품을 위하여-삶의 품격’으로 뚜벅뚜벅, 느리게, 책의 속살을 파고든다.

‘인공지능이 바둑을 더 잘 두는 이 시대에 인간이란 과연 무엇일까’란 저자의 질문에 도스토옙스키는 내다본 듯 답했다. “인간은 과학보다 더 넓다. (…) 과학은 악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다.”

최민우·정아람·정재숙 문화전문기자 minwoo@joongang.co.kr



http://news.joins.com/article/19962562


이달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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