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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함께하는 ‘이달의 책’ 4월의 키워드는 ‘돌아보기’입니다. 위험한 대상에 더 끌리는 내면을 돌아보고, 삶의 끝자락에서 삶을 돌아보는 시선에 젖어보고, 또 각자 속한 집단에서 우리는 왜 바보가 돼가는지를 돌아봅니다. 돌아봄 없이는 나아감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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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
리처드 스티븐스 지음
김정혜 옮김, 한빛비즈
344쪽, 1만6000원

일반인이 심리학으로부터 기대하는 것과 실제 학술 세계의 심리학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사실 강단 심리학은 따분하다. 심리학 연구는 과학적 방법론을 엄격히 적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는 영국 명품 신문인 가디언이 주는 웰컴트러스트 과학저술상을 받았다. 저자인 킬대(Keele University) 리처드 스티븐스 교수는 우리에게 심리학의 성과 중에서도 재미있는 것들만 쏙쏙 뽑아 풍성한 이야깃거리 잔칫상을 만들었다. 이 책의 일관된 주제는 섹스·음주·욕·게으름·낙서 같은 나쁘거나 위험하거나 삐딱한 것에도 나름 쓸모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제기랄·빌어먹을(Damn it!)을 비롯한 욕설·상소리에는 여러 흥미로운 효과가 있다. 첫째, 욕에는 고통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이를 낳을 때 욕을 해대는 여성은 ‘무식’한 것이 아니라 본능을 따르는 것이다. 둘째, 욕설은 같은 팀·그룹 내 결속을 강화한다. 사람은 아무에게나 욕을 하지는 않는다. 가까운 사람에게 하는 욕설은 친근감의 표시다. 보편성이 있는 주장이다. 한국에서도 아무에게나 ‘문디자슥·문디가시나’라고 하지 않는다.
htm_2016040211050701772_99_20160402072831962년 자동차 경주에서 추월 도중 발생한 충돌사고. 인간은 왜 스피드에 끌리는 걸까. [사진 한빛비즈]

저자가 소개하는 바에 따르면 상류층은 ‘XX’하는 상욕(常辱)을 즐긴다. 신분상승 욕구가 강한 중산층 이하 사람들이 오히려 순화된 언어를 사용한다. 일부 유형의 치매에 걸리면 욕을 많이 더 하게 된다.

저자는 ‘욕설이 고통 완화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에 대한 연구로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을 2009년 수상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노벨상을 패러디한 이그노벨상은 얼핏 봐서는 한심하거나 엉뚱한 연구에 수여된다.

지면 관계상 책에 나오는 흥미로운 내용을 풀어 쓰지 않고 단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 성생활을 규칙적으로 하면 동안(童顔)이 유지된다. 보톡스가 필요없다. 관계 중 다양한 표정을 짓다 보면 주름살이 덜 생기기 때문이다.

- 고고학자들이 발견한 바에 따르면, 곡류의 초창기 재배 용도는 주식용이 아니라 주류용(酒類用)이었다.

- 시간 낭비가 반드시 낭비인 것은 아니다. ‘시간 죽이기’는 어려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

- 껌 씹기는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준다. 낙하산 타기는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훨씬 크다.

- 수업 시간이나 회의 시간에 하는 낙서는 딴짓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집중력과 창의성을 높여준다.

- 사람은 공포를 사랑으로 혼동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23%의 사람들은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다음날 숙취가 없다.

- 롤러코스터 타기는 천식 증상을 얼마간 완화시킨다.

- 예상과 달리 어지러운 방에 있으면 창의성이 더 높아진다.
“사람은…평균적 외모를 좋아하고, 자주 볼수록 사랑에 빠진다”

심리학을 비롯한 과학은 ‘제 눈에 안경’이나 ‘큐피드의 화살’의 이면에 담긴 인간 심리를 규명해내기도 한다. 평소 입버릇처럼 하던 말에 따르면 ‘미스코리아’급 여성이 아니면 평생 독신으로 지낼 것 같았던 선배가 어느 날 갑자기 평범하게 보이는 분을 “후배, 네 형수 될 여자야”라며 나타날 때가 있다. 왜일까.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것일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사람 얼굴의 평균’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 실험 결과에 따르면 자주 보는 대상일수록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익숙하면 얕보게 된다(Familiarity breeds contempt)”는 말도 있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반대다. 익숙하면 좋아하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 더 그렇다. 남성은 주로 여성의 외모를 중시하지만, 여성은 외모 뿐만 아니라 남성의 포용력·개방성·자신감·교육수준도 함께 본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를 실천하면 잘못하다가는 범죄자가 된다. 스토킹은 범죄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내 장점을 그에게 과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다 보면 언젠가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이 책에는 이처럼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영양가’ 있는 내용이 많다. 강단 심리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http://news.joins.com/article/19826315


이달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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