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책
2016.05.11 19:14

[2016.01] 새해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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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지침서 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함께 하는 ‘이달의 책’ 1월 주제는 ‘행복한 한 해를 위한 지침서’입니다. 새해 초 행복한 한 해를 설계하기 위해 필요한 지침을 주는 책 세 권을 골랐습니다. 2016년의 첫번째 달, 이 책들과 함께 새해의 청사진을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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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의 명리학을 웹툰으로 만든 작품 '삐딱한 명리학'에 등장하는 오행의 캐릭터. [그림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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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는 미신이 아니다, 인생을 읽는 재무제표다

명리 - 운명을 읽다
강헌 지음
돌베개, 336쪽, 1만6000원


사주란 무엇인가. 사주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사주는 어떤 이에게는 ‘과학’, 다른 이에게는 ‘미신’이다. 우리나라 양대 종교인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은 사주 보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한다. 예수님과 부처님이 제시한 길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학이나 종교의 입장에서 사주에 회의적이거나 심지어는 적대적인 정서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주에 관심을 갖는다. 전문가인 역술인을 찾아가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배워보기로 마음먹기도 한다. 직업으로 삼아보려는 생각이 싹틀 수도 있다. 사실 사주풀이의 기본적인 원리는 3시간 만에도 배울 수가 있다. 30년을 해도 힘든 게 사주라는 ‘학문’이다.

 모든 학문은 저마다 고유한 지식의 체계다. 명리학(命理學)에도 다른 데는 없는 인생과 세계를 바라보는 고유한 관점이 있다. 사주는 ‘인생의 재무제표(財務諸表)’라고 볼 수도 있다. 어떤 기업의 현 상태를 재무제표가 요약하는 것처럼, 각자의 사주를 표로 만든 원국표(原局表) 또한 인생의 핵심을 표시한다.

 사주를 재무제표에 비유한 두 가지 주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 배워야 해석할 수 있다. 배우는 데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 해석이 다를 수 있다. 같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읽고도 그 기업의 주식을 ‘사면 된다’ ‘안 된다’, 그 기업과 엠앤드에이(M&A)를 하면 ‘좋다’ ‘나쁘다’는 의견이 충돌할 수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명리-운명을 읽다』의 저자인 강헌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

 - 명리학은 혹세무민의 잡설이 아니라 “지난 1000년간 동아시아에서 발전해온 ‘현세의’ 철학”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사가 적어도 700여년은 됐다.

 - 좋은 사주, 나쁜 사주는 없다. 명리학은 운명 결정론을 거부하기 때문에 좋은·나쁜 사주를 묻는 질문은 그 전제부터 잘못됐다.

 -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나의 현주소와 앞으로 갈 길이 궁금하다면 스스로 읽어야 한다.

 - 명리학은 누구나 쉽게 공부할 수 있다. ‘만인(萬人)의 명리학자화(命理學者化)’가 가능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명리학을 가르쳐야 한다.

 - 누구나 명리학으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으나 아무나 명리학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상 과정에서 3만명은 넘어야 의뢰인에게 제대로 된 풀이를 해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과정보다는 결론에 관심이 많다. 시험에 붙느냐 마느냐, 승진을 하느냐 못 하느냐가 궁금하다. 저자는 명리학 입문서인 이 책에서 운명의 과정을 읽는 법을 소개한다. 10개의 강의가 각기 끝날 때마다 저자 자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조용필, 김 모씨의 사주를 풀이한다.

 이 책을 통해 명리학을 이해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서문과 ‘음악평론가, 명리학을 말하다’ ‘명리학이란 무엇인가’를 읽어본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 있는 ‘좌파명리학 프로그램 사용자 카페’에서 ‘좌파 명리학’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 컴퓨터에 설치한다. 자신의 생년월일시를 입력해 원국표가 나오면 이를 인쇄한다. 아무래도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많다. 책을 꼼꼼히 읽어보되 우선 자신하고 관련된 사항만 읽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저자는 유명한 음악평론가다. ‘무신론자이고 좌파’였던 저자가 명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 2004년 43살 되던 해 죽을 고비를 넘겼다. 중환자실에서 23일간 생사를 헤매다 깨어나 “2004년 유로는 그리스가 우승한다”는 둥 마치 무당처럼 ‘아는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다른 저서로는 『전복과 반전의 순간』이 있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S BOX] “모든 사람은 다이아몬드 원석, 갈고 닦으면 빛난다” 서양 명언 속 역학

저자는 역학의 현대화를 시도한다. 각 강의가 시작할 때마다 서양의 명언이 하나씩 나온다. 책 내용과 서양 명언들의 관계가 보인다면, 어쩌면 명리학 초급을 넘어 중급으로 넘어갈 단계라는 것을 의미한다.

 - 더 아름다운 것을 위해 파괴시키지 못할 규칙은 없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

 -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연구 대상은 바로 자신이다. (레프 톨스토이)

 - 운명이 무거운 게 아니라 내가 약한 것이다. 내가 약하면 운명은 그만큼 무거워진다. (루키우스 세네카)

 -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강하거나 똑똑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다. (찰스 다윈)

 - 물질에 예속되고 돈의 노예가 될 때 삶의 기쁨과 창조의 샘은 막히기 시작한다. (카를 마르크스)

 - 모든 사람은 다이아몬드 원석이다. 갈고 닦으면 누구나 빛난다. (토머스 에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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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줄일까, 복지를 늘릴까 … 선택은 시민의 몫

시민의 교양
채사장 지음, 웨일북
348쪽, 1만5000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의 저자 채사장이 펴낸 신작이다. 방대한 지식을 단순하게 구조화해 전하는 기술이 이번에도 유효하다. 시민으로서 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교양을 간단 명료하게 풀어냈다. 우선 시민이 선택할 수 있는 사회의 방향성을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 딱 둘로 설정했다. 그리고 세금·국가·직업·교육 등 현실 사회의 다양한 요소들이 이런 구조 속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한다. 이런 식이다. ‘시장의 자유’를 선택한 세계는 세금과 복지가 줄어든다. 국가는 작은 정부의 형태가 된다. 자유는 ‘타인의 간섭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소극적 자유가 추구된다. 개인이 자유롭게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 있다. 투자가·사업가의 이익이 극대화되고, 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일자리 부족으로 판단한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정의는 능력과 기여도에 따른 차등적 분배다. 이는 정치적 보수로 지칭된다.

 반면 ‘정부의 개입’으로 나아가는 세계는 세금이 늘어나고 복지가 향상된다. 국가는 사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큰 정부의 형태가 된다. 자유는 ‘자신의 선택을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적극적 자유가 추구된다. 평등과 빈부격차 완화를 위해 생산수단의 개인 소유를 제한한다. 임금 노동자의 이익이 우선되고, 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을 소득격차로 판단한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정의는 균등적 분배다. 이는 정치적 진보라고 지칭된다.

 논리의 아귀가 딱 맞아떨어지는 쾌감이 크다. 저자는 “어느 세계로 나아갈지는 시민 각자가 현명하게 자신의 이익에 따라 선택하라”고 말한다. 그 주체적인 선택을 위한 안내서다. 추천연령은 고교생부터. 단, 이미 깊이있는 지식과 식견을 갖춘 독자에게는 너무 단순하고 쉬운 책일 수 있다. 서문에서 밝힌 대로 “일상에 시달리는 부모님과, 입시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과, 취업과 노동에 숨 가쁜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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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부는 단샤리 열풍, 물건을 줄이니 삶이 달라지더라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지음
김윤경 옮김, 비즈니스북스
276쪽, 1만3800원


“어머 저건 꼭 사야해!” 이 말과 함께 ‘지름신’을 영접한다. 꼭 사고 말았는데 용도 없이 짐이 되고 말았다. 짐이 집 안 가득 차 있다. 이런 사람이라면 책의 첫 장이 바로 눈에 들어올 것 같다. 두 장의 사진인데, 저자의 방을 찍은 것이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전과 후를 비교해놨다. 발 디딜 틈 없이 온갖 짐이 가득한 방과 아무것도 없어 햇빛이 가득한 방이다. 저자는 물건을 줄이자 나 자신이 달라졌다고 했다. 방의 모습을 보니 상상이 된다. 물건을 줄였을 뿐인데 열 두 가지 변화가 찾아왔다고 했다. 쇼핑하지 않으니 시간이 생기고,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기고, 소유물을 두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집중력이 높아지고…. 많이 가질수록 행복할 줄 알았는데 저자는 그 생각을 깨고 실천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책처럼 요즘 일본에서는 미니멀리스트 붐이 불고 있다. ‘단샤리(斷捨離)’ 열풍으로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끊고 버리고 떠난다는 뜻으로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운동이다. 책을 통해서, 온라인 블로그를 통해서 운동이 퍼지고 있다. 싱글에 국한하지 않고, 부부와 가족 단위까지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물건을 몇 개쯤 갖고 있어야 미니멀리스트일까. 저자는 "정해진 규칙은 없다”고 말한다. 미니멀리스트를 정의하자면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소중한 것을 위해 물건을 줄이는 사람이다.

저자는 비우기 노하우를 55가지나 소개했다. 노하우에 따르면 물건을 버리기 전, 버려야 할 생각부터 참 많다. 참신한 발상도 있다. 큰 소파가 필요해서 못 버리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거리가 당신의 응접실이다.” 책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각하게 하는 철학서이자 실제 어떻게 비울지 알려주는 실용서이다.


http://news.joins.com/article/19346115


이달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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