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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0 23:15

손석희가 말하는 법

http://hrz6.cafe24.com/148749 조회 수 91 추천 수 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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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읽고있는 책인데요... 실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애견가로써 저는 개고기를 먹는 것을 끔찍하리만치 싫어합니다. 물론 집에서 키우고 있는 강아지를 너무 사랑하는 마음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따르고 충성스러운 개를 - 그것도 특히 몇 년이나 자신이 키우던 개를 - 잡아먹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복날 전후에는 재래시장에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처참하게 조각이 난 개 시체를 켜켜이 쌓아 냉동박스에 담아 파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고기가 하나의 "문화"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먹는 소나 돼지도 불쌍하고,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니까요. 개니까 안되고, 돼지니까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생명을 존중하려면 그 대상 역시 모든 "생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나아가다 보면 결국 해충을 제외한 벌레도 함부로 죽여선 안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데 그럼 해충은 마음대로 죽여도 되는 것일까요? 단지 '인간'에게 해롭다는 이유로? 그러한 가치의 기준이 생명의 존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아무튼 저는 벌레를 끔찍이 싫어하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이쯤 해두기로 하죠)

 

하지만 아무리 문화라고 해도 개고기를 먹는 것은 끔찍합니다. 예전처럼 먹을 것이 부족하지도 않고, 개고기가 정말 스태미너에 좋다는 과학적 근거도 없는 마당에 굳이 개고기를 먹어야 하나 싶습니다. 스스로 키우던 개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어떤 비극적인 환경에 개들이 방치되어 그야말로 "고기"로 자라고, 취급받고, 죽임받아야 하는지 알면서 쉽게 먹을 수 있는지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꺼내어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대화는 쉽사리 감정적이 되고, 결국은 시작하지 않았으면 차라리 나았을 대화가 되고 맙니다. 그저 "차이"일 뿐인데도 서로 공격하는 것처럼 느끼고, 결국은 사이까지 틀어져버릴 수 있는 바보같은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아마 그래서일까요? 책표지에 써있던 이 문장을 읽은 순간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고. 지금까지 비교적 다양한 화술과 처세술 그리고 심리학을 가미한 대화법에 대해 읽어보았지만 이 책은 무언가 특별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그렇게 해서 만난 "손석희의 말하는 법"을 여러분께 오늘 소개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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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논쟁? 이제는 그만!

굳이 오래 찾을 필요가 있을까요? 요즘 인터넷 기사의 댓글만 보아도 눈쌀을 찌뿌릴 때가 많습니다. 특히 다루고 있는 주제가 '핫'하거나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면 찬반 논란도 뜨겁다 못해 거세기까지 하죠. 흔히 이런 주제에 대한 댓글들은 특별한 의견이나 생각을 담고 있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에 가깝습니다.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인상깊은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유독 인터넷 상에서 공격적인 이유를 분석한 내용이었는데 (물론 많은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토론은 곧 전쟁"이라는 마인드를 주요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그 연구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경청해야 하는 토론에서조차 "상대방=싸워 이겨야 할 상대"라고 인식하는 것이 토론이 곧 전쟁으로 퇴색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아군과 적이 존재할 뿐 그 이상의 것도 이하의 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사회풍토가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특히 경쟁 우선의 구조에 살고있는 우리들에게는 어쩌면 피해갈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10일, 애플은 드디어 차세대 아이폰 모델인 5S와 5C를 발표하였습니다. 한 때 예약 후 몇 개월이나 기다려야했던 인기가 가시고 초라한 3%의 점유율을 가진 애플이지만 그럼에도 충실한 고객층을 바탕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이벤트였죠. 삼성 역시 이에 질세라 같은 날 갤럭시노트3의 예약판매를 시작하였고 2013년 하반기 스마트폰 경합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대결의 시작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만큼 흥미진진할 수 밖에 없었고요.

하지만 여러 인터넷 기사의 댓글 (그리고 때때로 블로그 포스팅 역시) 을 보면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뭔가 두 기업이 야심차게 준비한 제품들이 그저 "삼엽충과 앱등이(삼성과 애플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을 비꼬아 부르는 말)"의 의미없는 말싸움거리만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더군요. 두 제품 모두 아직 국내 출시 전이고,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체험할 기회조차 없었을텐데 벌써부터 발동된 "카더라" 통신은 이미 기정사실처럼 떠돌아다니기 시작했고, 어떤 논리적 근거도 찾을 수 없는 비방과 욕설들이 난무했습니다. 더욱 더 가관인 것은 한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에 반박하거나 한참 다른 회사 제품을 비난할 때 누군가가 두둔했을 때인데요, 이런 경우에는 입에 담기조차 싫은 욕설과 인신공격을 감안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두 제품 모두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것만큼은 분명해보입니다. (이런 저런 기사를 읽다 보면 이러한 비방 댓글을 쓰는 분들은 도대체 어느 회사의 휴대폰을 사용하고 계시는지 참 궁금해지더군요)

 

물론 누구든 자유롭게 무언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고, 그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묻고 싶은 것은 어째서 그러한 "판단과 발언의 자유"가 논쟁과 인신공격으로 귀결되는가입니다. 나 스스로가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할 자유가 있다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로 그 자유를 누려야 할텐데, 그러한 이해와 용납의 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첨예한 대립관계에 놓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손석희 씨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이슈를 주제로 오랜 시간 토론을 진행하면서 날카로운 질문으로 패널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습니다. 결코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각인시키지 않지만 조금만 집중해서 들으면 그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때로 그것이 나 자신의 의견과 부합하지 않더라도 처음부터 반감이 들지 않는 것은 손석희씨가 기본적으로 객관적이고 냉철한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표면적인 내용보다는 그 안에 감추어진 서브텍스트(Subtext)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반박하거나 무조건 불편해하기 전에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아무튼 첨예한 대립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아, 저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것이 저 혼자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토론도, 논쟁도 결국은 어떠한 건설적인 방향을 향해 흘러가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 오늘날 우리가 토론 혹은 논쟁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겉만 번지르르할 뿐 결국은 "이 기회에 내가 옳고 당신이 틀리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려주겠어"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토론이 무엇인가에 대한 롤모델의 부재로 점차 근본적인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면 지는 것 같고, 그렇다고 자신만 옳다고 소리만 지르는 몰상식한 모습 역시 꼴불견인지라 과연 "토론은 무엇인지" 점점 더 알 수 없게 되니 말입니다.

 

이런 책은 아직 없었다

화술, 대처법, 처세술에 대한 책은 참 많습니다. 마음 먹고 출간되는 책들의 제목과 내용만 추려보려 해도 힘에 부칠만큼 매 달 새로운 멘토링 책들이 쏟아져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워낙에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라 저 역시 수 많은 책을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며 공감하고 배우기도 했지만, 공감이 포화되는 어떤 순간부터는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고 말았습니다. 표지와 제목 그리고 글쓴이가 다를 뿐 비슷비슷한 내용의 책들은 마치 같은 음식을 조금씩 다르게 포장하여 되파는 듯한 느낌까지 들더군요. 특히 이러한 책들의 진짜 맹점은 처세술 내용이 점점 대중화되어갈 수록 이미 그 처세술을 알아채고 그것에 다시금 처세하는 웃지못할 순환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손석희가 말하는 법"은 조금 다릅니다. 일단 이 책은 처세술이나 화술보다는 손석희라는 한 인물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인물의 구체적인 발언과 대처능력을 세세하게 분석하고 분류하여 하나의 "말하는 법" 즉 시스템을 체계화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이미 유명해진 손석희 씨와 브리지트 바르도 씨와의 "개고기 논쟁"을 통해 저자는 손석희 씨가 어떠한 생각의 경로를 거쳐 논쟁하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물론 손석희 씨가 정확히 그렇게 생각하고 계산하여 대답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조그만 디테일도 놓치지 않고 그의 사고를 체계화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구체적인 롤모델과 그의 발언을 분석함으로써 저자는 조금 더 "손석희식 대화법"에 가까이 접근합니다. 그가 말하는 힘은 화려한 언변이나 수식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의도하는 경로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가 의견을 수렴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군더더기 없이 자신의 의도를 표현할 뿐 아니라 상대방이 대화 후에라도 다시 한번 떠올리고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무슨 말이던지 허투루 하거나 감정에 치우쳐 그냥 내뱉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자신을 절제하여 표현하므로 손석희 개인의 의견이나 감정보다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더욱 힘이 실리는 것입니다.

 

확실히 지금까지 이런 책은 - 적어도 제가 읽고 만난 책 중이는 - 없었던 듯 합니다. 화술이나 처세술이라고 한다면 마치 "마법의 제스쳐나 주문"처럼 상황에서 나를 구해줄 수 있는 (혹은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언변과 행동을 소개하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손석희의 말하는 법"에 나오는 그의 말을 1:1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상황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표면적인 언어가 아니라 그것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변명이나 궤변은 언젠가 바닥이 보이기 마련이고, 한 번 속을 수는 있어도 두 번, 세 번 계속해 속아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실이 없이 그저 껍데기 뿐인 언변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고요. 조금 더 진실한 대화법을 찾고 싶다면 꼭 거쳐야 할 것이 바로 이 "생각의 경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손석희가 말하는 법

그렇다면 도대체 "손석희가 말하는 법"은 무엇일까요? 그가 정말 말하는 "법"이 있는 것일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아쉬웠던 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입니다. 사실 "이 제목이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대안도 없습니다만 책의 제목만 보아서는 조금은 편협적인 (또하나의) 화술 멘토링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인데요, 이 책을 덮고 여기서 말하는 "법"이란 rule이 아닌 method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책의 내용으로 보자면 "방법"보다는 "경로"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지만요.

보통 한 번 읽고 덮게 되는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손석희가 말하는 법"의 경우, 두고 두고 다시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연구하고 분석한 저자의 노력과 그에 부합하는 손석희 씨의 논리정연함은 한 번 훑어보는 것으로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테니까요. 또한 이러한 일목요연함을 자기자신의 것으로 만들기까지는 부단한 노력과 연습이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시작의 훌륭한 바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인터넷 댓글들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합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 전에, 나와 다르구나라고 판단하기 전에, 내 의견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타내기 전에, 손석희 씨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생각을 정돈하고 "싸우는 것"이 아닌 "소통하기 위해" 글을 쓰고 말을 시작한다면, 확실히 다른 온라인 문화가 시작되지 않을까요? 그렇기 위해서 이 책을 읽은 우리들만이라도 조금 더 신중하게, 객관적으로, 논리정연하게 소통을 시작해야 겠습니다

  • 푸르나 2014.05.29 10:26
    처세술 책은 다 거기서 거기 인지라 잘안보는 편인데, 제가 손석희님을 좋아하기도하지만 추천글이 좋아 읽고싶어지는 책이네요...
    시간되면 한번 봐야겠습니다...
  • 유포리어 2014.07.01 22:23
    저도 손석희님 책이라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좋은 책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slother 2014.07.09 03:08
    손석희 이름이 박혀있으니 왠지 신뢰가 무진장 가네요.
  • 뽀송 2014.08.09 10:06
    좋은 책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름향기 2015.08.19 08:12
    좋은 정보에 감사를 드립니다...
    시간을 내서라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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